10 투 10 (+11, 12) 회사에 다녔어.
그때의 마음은 한겨울 배추밭(출근길에 찍으면서 내면과 너무 똑같아서 두고두고 놀람).
하지만 좋은 술집을 알았지.
좋은 포차도 찾았지(이브라고 주신 계란프라이. 우와 짱이다, 라고 소리쳤다).
언젠가는 상수동 골목에서 한경록에게 사인도 받았다.
복싱 도장에서 같이 줄넘기할 때는 부끄러워 말도 못하고.
작업실에서 자전거를 타고 방화대교 북단에 들어서면 보이는 여기.
가는 길에 떠돌이 개를 보고 나귀를 보고 나귀에게 물리는 친구도 보았다.
설치미술과 전혀 다를 바 없는 고물처리장 풍경.
저기 어딘가엔 월E가 열심히 고철을 누르고 있을 테지.
나도 천천히 일을 해볼까, 작은 사무실에 들어오면
안돼, 좀 쉬어. 라고 말해주는 동네 고양이 장고가 있다.
아이 참, 일하고 싶은데 아이 정말(입은 웃고 있다).
부질없는 합리화놀이를 끝내고 책상에 앉으면 여긴 참 따뜻하고 차가운 쪽창.
ps.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은 오래오래 같이 지내자.
할매, 할배, 늙고 지쳐가는 모든 님들.
우린 내년에 또 다른 사건 사고를 겪겠지만
올해까지 쌓은 시간과 힘으로 앞을 담담히 마주해 봐요.
아홉수 자식, 너는 9년 뒤에 웃는 얼굴로 다시 만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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