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de B, 최근성
좋은 소설은 서사도, 반서사도 무화시키며 단단한 현실을 자신의 문법으로 뚫고 나가려는 우습고 슬픈 싸움이다._김태용 오해하기가 쉬운 소설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과도한 데다 비효과적인 언어유희에 눈썹을 긁었고, 뒤이어 시와 설명이 뒤죽박죽 엉겨있는 문단들에 놀랐죠. 작가의 정체성과 작가가 택한 형식이 엄청난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 같긴 한데, 그가 누구와 왜 싸우는지 잘 보이지 않았어요. 말하자면 스타크래프트 화면을 처음 맞닥뜨린 사람처럼 이 소설을 읽기 힘들었던 거죠. 이 작가는 왜 이걸 노래나 시나 희곡으로 드러내지 않은 거지? 그림, 사진, 무용 같은 채널로 대신 말할 수도 있었을 텐데. 왜 이 자세로 아무 무기도 없이, 소설과 비평이라는 불리하고 고되고 지루한 전쟁터에 나와 있는 거지? 주체에 대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