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여름 같은 봄이에요. 어떻게 지내나요.
두 번째 개인전을 열어요. 여관에 이어 지하철에 그림을 둡니다.
충무로역 지나칠 일 있으면 잠깐 얼굴 봐요. 전시관은 역사 내에 있어요.
오가는 어르신들이 박접골, 이라는 이름을 낯설고 불편하게 여겨 전시를 아예 안 볼까 봐(허허)
이번엔 본명으로 띄워요. 친구 아버님이 "웃기려고 이름 그렇게 지었나? 요새 사람들은 그런가 보네"
하셨을 때 푹 웃었지만, 이름 때문에 진입부터 묘한 벽이 생기는 것 같아 아쉬웠거든요.
앞으로도 장소성에 맞게 접골과 본명을 오가려해요. 더 친근한 이름은 접골이지만.
약 50점 정도의 그림을 붙였어요. 흔히 폼보드라 부르는 폴리에스테르판이 주재료였고
처음으로 크게 그렸어요. 처음으로 인물들이 덜 나와요. 크고 판판한 곳에 서서 그리다 보니
다시금 수그린 자세로 작은 종이에 초정밀화를 하고 싶어 졌어요. 다음엔 박접골의 만화로 만나요.
야광도시 luminocity
박문영展 / PARKMOONYOUNG / 朴文暎 / painting
2012_0521 ▶ 2012_0616 / 일,공휴일 휴관
박문영_도시의 흔한 건물_폐우드보드에 아크릴채색_42 × 58.5cm
후원 / (사)서울영상위원회_서울시 주최 / 충무로영상센터 오!재미동
관람시간 / 11:00 am~08:00 pm / 일, 공휴일 휴관 /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오!재미동 갤러리 미술동네 OHZEMIDONG GALLERY 서울 중구 충무로4가 125번지 충무로역사 내 내Tel. +82.2.777.0421 www.ohzemidong.co.kr
충무로영상센터 오!재미동
www.ohzemidong.co.kr
가. 눈앞의 저 빛! 찬란한 저 빛! 그러나 저건 죽음이다. 의심하라 모오든 광명을! (오징어/유하)
흐린 기억 속의 그대_폐우드보드에 아크릴채색_42 × 58.8cm
거꾸로, 거꾸로_폐우드보드에 아크릴채색_66.5 × 61cm
세계에서 제일로 큰 교회_폐우드보드에 아크릴채색_43.5 × 61cm
나. 살아있는 사람들의 지옥은 미래의 어떤 것이 아니라 이미 이곳에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날마다 지옥에서 살고 있고 함께 지옥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지옥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방법은 많은 사람들이 쉽게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옥을 받아들이고 그 지옥이 더 이상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것의 일부분이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위험스럽지만 주의를 기울이며 계속 배워나가는 것입니다. 그것은 지옥의 한가운데서 지옥이 아닌 것이 무엇인지 찾고 그것을 구별해 내어 지속시키고 그것들에게 공간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도시들/이탈로 칼비노)
도시의 흔한 모텔_폐우드보드에 아크릴채색_61 × 47cm
다시 지은 역사_폐우드보드에 아크릴채색_43.5 × 61cm
식사를 마친 사람_켄트지_29.7 × 21cm
다. 고속 주행하는 차들 사이로 환경미화부 한 명이 걸어가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는 야광띠지가 둘러진 유니폼을 입고 있었습니다. 첫차를 기다리면서, 찬바람을 쐬면서 저는 야광이 참 슬픈 색상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죽고 싶지 않아, 절실하다, 주의를 요합니다, 날 바라봐줘요. 소리치고 있지만 들리지 않고 보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것. 일률적인 과장으로 인해 다시 과장이 아니게 되는, 한물이 간 것, 빛이 바랜 것, 유해한 것, 방사능을 배출하는 질료, 야광. 친근하고 짠한 불량에 대해, 애틋한 불량미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우리들의 야광적인 유해노동과 야광적인 속도의 삶을 보여주고도 싶었습니다. 저에게 한국도심의 풍광을 그리는 일은 전략적인 키치가 아니라 정서적인 키치에 가깝습니다. 발광하는 도시는 이제 그 자체가 애잔한 덩어리로 보입니다. 우리들의 기지와 명민은 4G, 5G, 속도에 금세 흡착해 버렸습니다. 깨고 부수고 세우는 현장은 일상이 되어버린 지 오래이고 누구도 그 과정에 관해 묻고 답하지 않습니다. 방향과 형상을 내다볼 수 없습니다. 얼굴이 매일 변하는 우리들의 애인, 이곳 도시는 언제 완성될 수 있을까요. ■ 박문영
http://www.neolook.net Vol.20120521a | 박문영展 / PARKMOONYOUNG / 朴文暎 /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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