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실

어느 정도의 속도로 살아가야,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접골 2023. 9. 10. 01:15

영화 얘기를 쓰고 싶진 않다. 아주 오래전 어느 새벽에 광주에서 본 필름. 

'추위는 확실히 악의를 품고 우리를 지나갔다'였을까. 

가끔 떠오르는 그 대사. 느리고 끈질기던 영상. 

서사는 모두 휘발하고 가뭇가뭇한 잔상만 남았다.

홍대에서 대방까지, 대방에서 홍대까지 자전거를 타면서.

서강대교와 원효대교를 달리면서. 오늘의 하늘이 이런 빛이었다.
포스터의 글씨를 모두 지우고 풍경만을 오래 보고 싶다. 

쓸쓸하고 풍요롭게. 앙상하고 따뜻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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