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에 머문 지 4년 정도 되었나. 지나고 보니 마치 집착스럽게 맞춘 것처럼
4층 사람들 4명이, 4주 동안 충무로 역에서 전시를 마치고, 4월 4일에 철수.
일주일에 일곱 번을 만나 차를 마시고 배드민턴을 친 우리들.
그림을 그릴 때마다 사소한 불운과 남루가 무럭무럭 자라났지만 주유소의 10대들처럼 웃던 시간.
낡고 후줄근하고 따스한 백양 메리야스의 나날.
어느덧 여기엔 넷 중 둘만 남았고 그 둘도 조만간 이곳을 떠난다.
(작년 크리스마스 부근에 간다고 했던 이사가 무려 4월 13일로 연기;;
겨울부터 체육관짐을 정리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작별인사를 했는데
자꾸 횡단보도나 인근 편의점에서 마주치는 상황 발생 T-T)
이곳에서 즐겁고 괴롭게 그렸던 그림들을 추려내고.
새 이름을 붙여보고 공동으로 포스터를 만들고.
면박을 주고 눈을 흘기고 어이없어하고.
쓸데없이 충실한 시간을 잘 보내는 우리들.
어쩌면 그것만이 장기인 눅눅한 사람들.
ps. 그림은 컨셉회의(저질개그배틀)에서 포스터합동작업(색칠놀이)하다가
간단한 간식 보충(중국집세트 A와 이과두주)을 마치고 담소(재배틀)를 나누며
그린 얼굴들. 근데 나는 왜 모두의 입을 닫아놓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