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풋_황인숙의 헬로, 키티
매호 고양이를 그려나간 지 1년이 넘었네. 이번 여름 호는 한참이나 오질 않고. 조용히 끝난 건가, 싶었는데
10여 개월이 지나서야 그림봉투 안에서 엽서 한 장을 발견했다. 편집자 분이 손글씨로 남겨주신 소식.
원고 연재가 끝나 시리즈를 마감한다고. 미안하고 고마웠고 다음에 다시 인연이 닿길 바란다는 다정한 말.
뒤늦게 헬로, 키티들에게 나도 인사를 건네본다. 안녕, 고양이님들.
만나서 반갑고 따사로웠어요. 일이 끝나고 한참이 지난 후에 작업실에
길고양이들이 흘러들어와 이제는 같이 살고 있어요. 매순 매초의
몸짓과 표정이 이렇게나 기기묘묘한 동물이었다니, 후회가 들어요.
작업할 때는 사진과 찰나의 관찰과 생각만으로 그려나갔거든요.
지면으로는 안녕을 말했지만, 언젠가는 또 만나요.
저는 기묘한 생물들과 매일매일 심하게 같이 있어요.
그러니 약속 같은 건 필요 없이 만나게 될 날이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