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술차트

사마귀의 나라

접골 2023. 9. 8. 00:44

국가는 파산하고 국제기구는 힘을 잃었다. 
땅은 나뉘었고 돈 될 만한 것들은 모두 팔려 나갔다.
지켜줄 이 없는 섬은 살아남기 위해 자기 자신을 내다 팔았다.
그렇게 섬은 초국적기업의 방사능 폐기물 처리장이 되었다.

“섬사람들은 언젠가부터 각자의 질병을 이름 대신 불렀다."

방사능 폐기물에 대한 대가로 섬은 구호물자를 받아들였다.
통조림이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사이, 섬은 빠르게 죽어 갔다.
예정보다도 더 빠르고 거칠게. 

“새로운 세대 중 스스로 서 있을 수 있는 생명이란 없었다."

절망 속에서 멸망해 가는 섬에서 '사마귀'와 '반점'은 서로를 발견한다.
그들이 그리는 세계는 연약하고 금방 부스러질 것만 같지만 그들은 멈추지 않고 의미를 찾는다.

“세상에 끝이 온다 해도 좋아. 너와 나는 헤어지지 않을 거야. 잡은 손을 놓지 말아 줘.”

절망하기 위해 희망하는 섬의 이야기, 사마귀의 나라.
무너져 가는 섬의 끝과 함께 하라.

 "박문영 작가가 독자의 숨을 차분히 누르는 문장을 능숙하게 구사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전작인 『2013 큐빅노트 수상작품집』에 수록된 「파경」이라는 작품을 통해서였다. 상황을 휘감는 것만 같은 묘사가 인상적인, 읽다 보면 어느새 무릎까지 늪에 빠진 기분이 드는 작품이었다. 차기작으로 섬을 배경으로 한 디스토피아 SF를 쓰고 있으며 가제는 '사마귀의 나라'라는 말을 들었을 때. 곧바로 괜찮은 결과물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디스토피아보다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가까운 작품이었지만, 결과물은 괜찮음 이상이었다."

 "이 작품의 등장인물들이 처한 상황은 어디 한 구석 안전한 곳이 없다. 섬은 이미 옛날부터 방사능 폐기물 처리장으로 사용되어 왔고, 섬사람들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몸뚱이뿐이다. 그들을 둘러싼 더 큰 세상은 섬사람들이 더 이상 팔 것이 남지 않게 되자 곧장 약속을 저버릴 정도로 냉혹하다. 내적으로는 협력하지 않고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반목하며 마녀 사냥의 제물을 찾는다. 하지만 섬의 종말이 '무무'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주장하는 섬사람들을 어리석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까닭에 현실을 왜곡하고 타협해야만 하는 가혹한 현실을 원인으로 지목해야 한다. 고통받기 위해 만들어진 이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절망하기 위해 희망한다."

 "기울어 가는 세계가 예정된 멸망을 향해 쏟아지는 가운데 빛나는 섬뜩한 문장들이야말로 이 작품의 매력이다. 담담하게 전하는 사실은 눈 돌릴 수 없는 고통이 된다. 이 고통이 바로 이야기와 독자를 잇는 연결선이다."

- 기획노트 中

이 소설은 작년 겨울부터 올해 초봄까지 성실히 쌓은 실패의 기록이다. 유독 깜깜한 심정으로 시작했던 글이다.
대통령 선거일에 개표 결과를 보면서 만든 초고가 이 중편으로 나왔다. 예상은 했지만 악습이 그대로 묻은 원고다.
쓰고 싶던 소설과 쓴 소설의 얼굴이 못 알아볼 정도로 다르다. 프랑켄슈타인의 이마처럼 심난한 글 뭉치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이 형상이 지금의 나라면 방법이 없다. 하는 수 없이 지금까지의 나를 내보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 후기 中

디스에픽 시리즈 4권
A6(105 x 145mm) | 164 p | 2014.06.05 | 에픽로그 | 5,000 ₩

저자: 박문영
표지: 청사과
편집: 송한별
목차: 사마귀의 나라-기획노트-작가의 말

ISBN: 979-11-85783-09-3(종이책)
979-11-85783-10-9(전자책)
전자책 판매처 : 리디북스 /  알라딘 / YES24

ps.
종이책은 5,000원 전자책은 3,000원입니다.
곧 반디앤루니스, 네이버, 구글에서도 전자책을 판매합니다.
종이책은 15일 경부터 2주간, 에픽로그에서 주문을 받아 배송합니다.
http://epiclog.egloos.com/1030610 통신판매 페이지가 생성되면 주소 추가할게요.

'시술차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멸종위기 동식물 1급 10종  (0) 2023.09.08
필론의 돼지  (0) 2023.09.08
식목일에 나온 책  (0) 2023.09.08
순회전 여학생들  (0) 2023.09.08
후기  (0) 2023.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