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마음으로 그린다고 생각했는데
그려놓고 나서는 차마 보여 드리지 못했다.
이제는 산소통도 링거도 사라지고
휠체어를 타고 다니실 정도로 호전.
먹고 싶은 게 있냐고 물어보면
육회(최고급 한우로), 육포(씹는 맛 두툼한)
추어탕(약도를 친히 그려 주시며), 딸기(나 배),
등등을 꼽으시니(대체로 선도 높고 비싼) 그게 다행.
아버지가 없는 집이 이제 익숙해진다.
겨우내 고장 나 있는 보일러도 이제 견딜만하다.
어떤 자극이든 적당량의 시간만 지나면 괜찮아.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무뎌져 가는 건가. 나이를 먹는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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