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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간의 낯선 여행

겨울까지 전시해요. 생각나면 와서 봐요. 아직 안 가봤는데 직접 보면 꽤 부끄러울 듯. 위에서부터 포스터, 길 위에 선 여인들 전시 패널, 배너들, 리플릿과 봉투입니다. 목탄으로 그렸고 먹으로 그린 두 번째 포스터는 아마 인쇄되지 않을 거예요. ps. 창파씨와 빛과 짧게 만난 연구원분들. 나는 잠깐 끼어든 것만 같아요. 너무 고생하셨어요. 뜨겁고 명민했던 모습 모두가 오래도록 힘이 될 거예요. 추진력이 무엇인지 사람을 존중한다는 게 무엇인지를 봤어요. 오래오래 좋은 기획을 꾸려 나가시길 빌어요. 건강하세요. ps2. 너무 오래 못 봤던 친구들. 미안해. 홍대 말고 네가 있는 곳으로 불러.

시술차트 2023.09.06

궤도, Life Track

영화를 보고 가슴이 캄캄해졌어. 무엇을 그리든 결국 훼손일 것 같아서 작업으로 끌어내리기 꺼려졌는데. 그런 상념은 금세 휘발되고. 쫓기듯 그리고 보내고 기다리고. 손을 떠나자 다시 영화를 보고 난 직후의 기분으로 돌아왔네. 배우가 다시 한번 처참해하진 않을까. 그림으로 뭘 한 걸까. 이런 생각 그만둘까. 인쇄물을 보고 잠깐 좋았다가 바로 주춤주춤. 포스터와 관계없이 영화 권하고 싶어. 단관개봉인 게 아쉽다. 좀 많이 휘청였어. 희망 따위 한 줌도 없어. 청결한 절망이었어. 멀어져 가는 새하얀 등. 무력과 무력과 무력에 대한 필름. 목탄과 검은 펜. 완성된 그림 하나가 포스터로 나왔으면 했는데 클라이언트와의 조율로 A컷, B컷 두 그림이 합성된 형식. ps. 큰 이미지와 보도자료. 하지만 일단 참 기쁘다...

시술차트 2023.09.06

화판 밖으로 나온 첫 그림

가운데 새끼 호랑이를 빼야 했는데 어쩌다 결국 실려서 혼자 마음이 아픕니다. 아! 상관도 없는 호랑이 자식. 원고를 읽고 작업하지 않은 괴이한 절차였어요. 있는 그림 몇 점에서 편집자님이 골랐습니다. 이 역순의 방식 때문에 책 나올 때까지 ㄷㄷㄷ 홍대 하나은행 앞에서 퀵아저씨를 절절히 기다렸던 한겨울 그날이 다시 떠오르네요. 덕분에 책은 바로 완독을 했습니다. 산도스지 위에 수채와 색연필. 표지버전의 색은 원본과 퍽 다르고 이미지 몇 컷은 반전되어 사용되었습니다.

시술차트 2023.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