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어머니가 할머니를 만나러 가고 없을 때면 돈까스를 사주곤 했다. 부드럽게 찢어지는 빵과 다디단 딸기잼이 나오는 경양식집이었다. 제대로 된 고깃덩어리를 삼키고 싶은 나는 정식이 부럽지만 언제나 돈까스를 골랐다. (정식에는 함박스테이크, 돈까스, 비후까스 세 덩어리가 작은 크기로 나왔다.) 그곳에서는 잘 먹지 않던 당근까지 남기지 않고 먹었다. 익힌 당근의 색은 곱고 예쁜 데다가 아주 작고 따뜻했다. 식사를 마친 아버지는 까치단위로 파는 담배를 사서 하늘과 도로 사이의 어딘가를 쳐다보며 서 있었다. 동네로 종종 관광 말이 들어왔다. 말이 한번 오줌을 싸면 골목길 전체가 젖었다. 누구도 말의 표정을 읽지 않고 말 등 위로 올라탔다. 말이 오랜 간 보이지 않은 후로 플라스틱 리어카 말이 들어왔다. ps..